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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안은지 Between Layers 전

기획
  • 전시일자 2017-11-28 ~ 2017-12-03
  • 전시시간 AM10:00-PM7:00(입장은 6:20까지)일요일 5시까지 관람가능,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멀티아트홀
  • 주최
  • 후원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
  • 입장료 무료
  • 문의 053-668-1566,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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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지 토끼를 넘어’전

 

 

안은지 작가와는 올해 온천관광특구의 한 호텔의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y)에서 입주작가와 디렉터로 반년간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 쾌적한 잠자리가 제공되고 소정의 생활비와 재료가 지원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창작에 대한 고민 외에는 가급적 생활적 긴장 요소를 차단한 환경이다. 안은지 작가는 옥상공간에서 뜨거운 온천물을 마음껏 사용하여 물감을 씻어 내리는 작업을 했다. 주요 제작 과정은 아크릴 물감을 올리고 스퀴즈 헤라로 밀어 내리거나 말린다. 일종의 의식이다. 태초의 그리는 행위가 인간보다 더 우월한 존재, 즉 자연에 대한 제례의식(祭禮儀式)이듯 안은지 작업도 동양의 먹()이 그러하듯 캔바스에 모티브를 던진 후 내버려 두면 자연적으로 시. 공간이 완성하는 방식이다. 물을 보조제로 하는 아크릴물감은 건조할 때 생기는 수지(樹脂)의 피막(皮膜)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도치 않은 효과를 선사하기도 한다. 건조 후 수축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다시 올리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즉흥적이다. 안은지 작가의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면 바람과 물감과 물에 시달려 고단하지만 소곤소곤한 대화와 같은 감흥이 있다. 많은 이야기가 지나가고 난 온천장 거리에 조용히 어둠이 내려앉은 풍경이다. 비계량적이고 즉흥적인 색()과 형()에 온천장 허공을 떠다니던 온갖 감정들이 물감 덩이에 내려앉아 말 없는 응시만 남는다. 그 어떤 의도 없이 물감 고유의 성질만으로 우연과 변수를 담아 순도 높은 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지난(至難)한 작업이다. 색이 회화가 되는 조건에는 작가의 공간적. 시간적 체험이 필요하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면서 또 묘사를 한다. 생활의 단조로움, 규칙적인 생활은 그들에게 적이다. 평생을 흥미롭거나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자유인이다. 그리고 타고난 우울을 지니고 있다. 만약에 열악한 환경에도 작업이 즐겁다면 삶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삶을 즐기는 사람이다. 호텔처럼 쾌적한 환경이어도 작가적 근성은 더 많은 결핍을 필요로 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정화되고 해방되는 것이나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완성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창조력은 사라지는 것이 감내해야 하는 숙명이다. 현실세계와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의 불명확한 한계에서 꿈을 꾸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작가이다. 가장 위대한 예술의 근원에는 무언가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불구성이 있어야 성취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폴 발레리는 '작가는 운명의 어떤 불공평에 대해 가능한 한 보상을 받는다라고 했다. 우리 시대는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할 것을 열렬히 찬미하지 않는다. 지적 토대가 없는 행동은 맹목일 뿐이요 위험하며 행동이 없는 지식의 축적이 공허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가끔 질문 없이 바로 답 찾기에 들어간다. 지난 시간을 자주 되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오류 난 부분을 물어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풀리지 않는 것과 순간적인 자신의 선택을 부지런히 점검해야 한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끊임없는 자기검열이 자신을 안도하게 한다. 너무 빠르게 달리다가는 중요한 것을 놓쳐 버릴 수 있으니, 찾을 답만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몰두해야 한다. 올 한해 안은지 작가는 느리고 조용하게 움직이면서도 정말 괄목할 만한 활동을 했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전시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건배사와 같은 전시이다. 달려온 시간을 만들고 보내는 것에 축배의 마음을 보탠다. 안은지 작가의 오랜 경험치가 빛을 발해서 조만간 파격적인 작업도구를 획득하게 되길 바라며 신선하고 다양한 메시지로 대중 곁에 오래 남기를 원한다.

갤러리디엠 아트디렉터 임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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